고인돌은 무엇인가? 우선 역사이다. 최근 탄소로 연대 측정을 해보니 오래된 것은 BC 6000년까지 소급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8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평소에 생각했던 3000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8000년 전의 유물이 눈앞에 온전하게 남아 보존되어 있다면 이는 굉장한 것이다. 세계 고인돌의 메카 고창군전북 고창군에는 현재 고인돌이 1700여개 남아 있다. 세계에서 고인돌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세계 고인돌의 메카인 셈이다. 지금부터 8000년 전의 고대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고인돌을 조성
전라도는 무엇인가? 전라도의 기질은 무엇인가? 이는 나의 오래된 화두였다. 선가(禪家)의 화두라는 게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듯이, 이 화두도 쉽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점수돈오(漸修頓悟)의 길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다가 자료와 지식이 쌓이면 어느 순간에 깨달음이 폭발하리라고 짐작해 본다.전라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자료가 음식 맛이 아닌가 싶다. 돌비석에 새긴 글씨는 세월이 지나면 인멸되고 마모되어 알아볼 수 없지만 인간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음식 맛은 인멸되지 않는다. 아직도 이어지는 게
당취(黨聚)가 있었다. ‘땡추’의 어원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승려들의 지하비밀 조직을 가리킨다. 왜 머리 깎은 불교의 승려가 비밀조직을 만들었나? 조선조의 유교체제에 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려시대에는 승려가 브라만 계급, 즉 성직자 계급으로 대접받다가 조선에 들어와서 하층민 신분으로 전락하였다. 푸대접을 견디지 못한 승려들은 조선왕조가 들어서자마자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가장 강성 승려들이 결성한 단체가 금강산 당취이다. 100년 정도 더 조선 유교체제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결성한 당취가 지리산
기후변화의 원인을 과도한 탄소배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탄소배출과는 다른 맥락에서 원인을 생각하는 노선도 있다. 19세기 말엽부터 한국에서 시작된 거대담론인 후천개벽설이 그것이다. 후천개벽이 되니까 기후변화도 동반된다고 보는 입장이다.이 관점은 20세기에 들어와 불교계의 탄허 스님(呑虛·1913~1983)이 주장하였다. 스님이 1983년에 돌아가셨으니까 벌써 40년이나 되었다. 탄허는 1970년대 후반쯤에도 일본 열도가 물에 잠겨 침몰한다는 예언을 하였다. 당시에는 너무도 황당한 예언으로 느껴져서 ‘
지리산의 전설이 3명 있다. 고운 최치원, 남명 조식, 그리고 우천(宇天) 허만수(許萬壽·1916~1976)다. 신라 말기의 인물인 최치원은 지리산의 신선이 된 인물이다. 조식은 조선 4대 학파 가운데 하나인 남명학파의 수장이다. 현대의 인물인 우천 허만수는 이들에 필적할 만한 업적이나 내공을 갖고 있을까? 최치원과 남명에게 비유하는 것은 좀 과대포장 아닌가?하지만 21세기 지리산을 좋아하고 주말에 시간을 내서 지리산을 등산하는 등산 매니아들에게는 아득한 시대의 전설인 고운이나 남명보다는 우천 허만수가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영지순례를 연재하면서 지리산의 이곳저곳을 많이 소개하는 이유는 ‘산중(山中)의 산(山)’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 가운데 지리산만큼 깊고 그윽한 맛을 주는 산은 없다. 도시의 시멘트 건물에서 월급 몇푼 받는다고 붙잡혀 노비처럼 살고 있는 장삼이사들에게 무위(無爲)의 해방감을 맛보게 해주는 산이다. 출퇴근이 없고 노비처럼 살고 있지는 않는 필자 같은 문필가는 지리산을 어떻게 보는가? 박물관이요 이야기책으로 본다. 가로 40㎞, 세로 30㎞의 뚜껑 없는 박물관이다. 골짜기마다 주저리주저리 신화, 전설, 구전이 박혀 있고 매달려 있다.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의 7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는 법계사. 이 법계사의 산신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다. 여산신이다. 그 표시가 절에 들어가는 입구의 기둥에 그려져 있다. ‘법계사’라고 쓴 현판을 걸어놓은 입구의 양쪽 기둥에 하얀 옷을 입은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왼쪽 기둥에 흰옷 입은 중년 여자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 기둥에는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법계사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이 두 기둥에 그려져 있는 여산신과 호랑이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보통 산신은 흰 수염이 난 할아버지의 모습인데 여기는 할아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팬데믹이 되려면조너선 퀵. 동녘사이언스. 2만2000원과거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 확산으로 커다란 위기를 경험했으면서도 우리는 왜 또다시 심각한 ‘감염 확산’이라는 재난을 막지 못했을까.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이 사회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저자 조너선 퀵은 전염병 대응 분야의 전문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중보건 역량 개선을 위해 1조원을 출자한 미국 록펠러재단은 그를 대응 책임자로 선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이 미국에서